대법관님께      하경열의딸 하정은
존경하는 대법관님, 안녕하십니까?
저는 중학생인 하정은입니다.
다름이 아니라 저희 아빠께서는 14년동안 다니던 삼미특수가의 부도로 한 순간에 실직자가 되셨습니다. 저희 아빠께서는 남들 쉴 때 쉬지 않고,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며 삼미특수강의 발전을 위해 몸바쳐 일하셨습니다.
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?
삼미특수강의 부도라니... 아주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수가 없었다.
회사의 부도에 이어 삼미특수강은 곧 포항제철(창원특수강)으로 인수가 되었고  그 과정에서 포항제철은 자기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삼미특수강의 전 노동자를 고용승계를 시키지 않았습니다. 이런 악덕기업 때문에 아빠께서는 14년간 피땀흘리며 일해오던 회사를 잃었습니다.
갑자기 실직자가 된 아빠께서는 고용승계를 위해 가족들고 떨어져 낯선 서울땅에서 서울역,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등... 장소를 가리지 않고 4년이
다 되어가도록 노숙투쟁을 했습니다. 냄새나는 지하철에서 겨우 신문지에 의존해 잠을 청하였고,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온갖 약조건과 시련 속에서의 나날을 보냈습니다. 그 기간도안 저희 아빠를 비롯한 다른 노동자들은
온갖 고생을 다하며 고용승계의 그 날을 위해 투쟁을 하였습니다.
그리고 집에서는 엄마가 서울에 가서 노숙투쟁을 하고 계신 아빠걱정에 근심이 가득했습니다.
이러한 힘든 세월이 지나가면서 아빠가 술 마시는 날은 늘어만가고 엄마와
아빠의 말다툼도 잦아졌습니다. 저와 동생은 예전에 행복했던 우리 가족을떠올리며 아빠의 고용승계를 위해 기도 했습니다. 행복했던 우리 가족을 떠올리며...
존경하는 대법관님!
하루 빨리 저희 아빠를 비롯한 삼미특수강 전 노동자가 고용승계 될 수있도록 해주세요. 꼭 부탁드립니다.